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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밤 몰입감 높은 스릴러 영화 감상평 (스포 주의)

by 멀티플라 2022. 7. 6.

 

1. 줄거리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공간에서 물고문을 받고 있는 남자가 있습니다. 자백을 받아내려는 사람들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남자가 다시 물에 잠기면서 장면은 전환됩니다.

 

1997년 어느 날, 행복하고 따듯한 분위기의 차 안, 부모님과 형제가 화목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평범한 삼수생인 진석의 가족이 새 집으로 이사하는 날입니다. 짐을 나르고 풀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2층에 잠겨있는 방에는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합니다. 전주인의 부탁으로 개인적인 짐이 남아있다면서 절대로 들어가지 말라고 합니다.

 

이사를 하는 중에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진석이 유석을 형이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정말 형이 맞냐며 의아해합니다. '안 닮았죠?'라고 하지만 재차 나이를 묻는 이삿짐센터 직원들. 형이 다급히 진석을 데리고 방을 나갑니다. 왼쪽 다리를 절고 있는 형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이사가 끝나고 저녁 식사 중, 아무도 없어야 할 2층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납니다. 이상하게 여긴 진석이 올라가 보려고 하자 다른 식구들은 천둥소리 아니냐며 만류합니다. 그래도 올라가 보려고 하는 찰나, 밖에서 번개와 함께 천둥소리가 납니다. 진석은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며 다시 자리에 앉아 식사를 계속합니다. 신경쇠약을 앓고 있는 진석은 식사를 마치고 약을 복용합니다.

 

식사 후 형 유석과 함께 산책을 나갔는데, 갑자기 여러 명의 괴한이 달려들어서 형을 봉고차에 태워 납치해서 도망칩니다. 진석은 필사적으로 달려 따라가 보지만 결국 놓치고 맙니다. 다급히 집으로 돌아와 외워둔 차번호를 부모님에게 말하고는 지쳐서 기절해버리는 지석. 눈을 떴을 때는 이미 경찰이 도착해있습니다. 똑똑히 외워둔 차번호를 경찰에게 말해보지만, 그런 차량번호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경찰들. 아무런 단서가 없습니다. 별다른 진척 없이 18일이나 지나버리고 경찰들도 수사를 포기하려 하던 때에, 형이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다행히 스스로 납치범들에게서 탈출해낸 것입니다. 가족들 모두 기뻐하고 진석 또한 안도합니다.

 

그런데 돌아온 형이 이상합니다. 뭔가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자고 있는 진석의 눈을 찌를 기세로 눈앞에서 샤프를 연달아 눌러대며 증오심까지 표출 형. 하지만 다행히 꿈입니다. 진석은 본인의 기분 탓이라고 여기며 형이 돌아온 것을 다시 기뻐할 뿐입니다. 그런데 원래 왼쪽 다리를 절어야 할 형이 오른쪽 다리를 절고 있습니다. 진석은 크게 놀라며 형에게 왜 오른쪽 다리를 저냐고 묻습니다. 형은 농담하지 말라며 다시 왼쪽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진석은 본인이 착각한 거라고 애써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도 이상했던 진석은 유석이 산책을 나갈 때 몰래 뒤따라 갑니다. 왼쪽 다리를 절며 걷던 형이 갑자기 정상적으로 걷기 시작하더니 빠르게 이동합니다. 몸을 숨긴 채 계속 미행하는 진석. 형은 어두운 골목에서 험상궂은 남자들에게 욕을 하며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예의 바른 대학생인 형의 모습이 아닙니다. 깜짝 놀라 도망가려는 진석은 실수로 길에 떨어진 병은 건드리고, 소리를 들은 형과 괴한들이 눈치채고 진석 쪽으로 다가옵니다. 다급히 도망쳐서 집으로 돌아온 진석은 신경쇠약 약 기운에 잠에 빠져듭니다.

 

다음날 형에게 어젯밤의 일을 따져 묻는 진석, 하지만 형은 그건 꿈이라며 요즘 약은 제대로 먹고 있는 거냐며 오히려 다그칩니다. 어제저녁에 약을 먹지 않은 것이 생각난 진석은 약을 먹지 않아서 꾼 꿈인지 헷갈리지만, 오히려 약을 끊기로 결심합니다.

 

더 또렷해진 정신으로 다시 형을 따라나선 진석은 다시 그 괴한들과 만나는 형의 모습을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립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믿어주지 않고 오히려 진석을 걱정합니다. 답답한 진석은 잠에 들었다가 어머니의 통화소리에 잠을 깹니다. 통화 내용 중에 '눈치챈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듣고 어머니도 의심하기 시작한 진석. 집에서 탈출합니다.

 

경찰서로 가서 얘기해보지만 믿어주지 않습니다. 경찰들은 진석이 진석이 아니라고 얘기하며, 지금은 1997년도 아니고 2017년이라고 합니다. 터무니없는 얘기를 들은 진석은 화를 내며 거울을 보는데.. 거울에는 20대 초반이 아닌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남자가 있습니다. 크게 놀란 진석은 경찰서를 뛰쳐나갑니다.

 

경찰서를 나온 진석을 따라오는 형과 괴한들. 도망치는 진석. 숨 막히는 추격전 끝에 형이 탄 봉고차가 전봇대를 박는 큰 사고를 내고 형과 괴한들은 차 안에서 기절합니다. 진석은 잠시 안도하지만 집과 가족을 모두 잃고, 경찰서에서조차 믿어주지 않는 현실에 망연자실하며 걷다가 차에 치입니다.

 

눈을 떠보니 병원에 누워있고, 옆에는 형이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당신 누구냐며 우리 형 데려오라는 진석의 말을 비웃으며 형은 20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모녀 살인 사건에 대한 믿기 어려운 얘기를 시작합니다. 

 

20년 전 화목했던 가정의 엄마와 딸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충격에 투신자살을 했고, 남은 남자아이는 보육원으로 보내졌습니다. 경찰들이 조사해도 단서가 없어서 결국 15년의 공소시효마저 지나고 세상에서 잊혔지만, 유가족들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조폭을 고용해서 개인적인 조사를 한 끝에 결국 범인을 찾아냈지만, 범인은 본인은 범인이 아니라며 극구 부인했습니다. 고문을 해도 부정하는 모습에 최면술사를 불러서 확인했지만, 기억은 스스로 지워서 정말 기억을 못 하는 것 같다고 얘기합니다.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었지만, 기억도 못 하는 상태에서 죽이는 것이 의미 없다고 판단한 유족은 범인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사건 당시의 집에, 사건 당시와 동일한 환경을 꾸미고, 최면 약을 먹이고, 연극을 했던 것입니다.

 

결국 기억이 돌아온 진석.. 1997년 진석의 가족이 타고 있던 차는 새 집에 도착하지 못하고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형도 크게 다쳐서 수술이 긴급히 필요한 상태. 하지만 아직 학생이던 진석이 일할 곳은 없었고, 시대적으로도 IMF 이후라 모두가 힘들고 대출도 막혀있었습니다. 막막한 진석이 PC통신으로 익명의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던 중.. 익명의 상대방은 사람을 죽여주면 거액의 돈을 주겠다고 합니다. 진석은 고민했지만 형을 살리기 위해 살인자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익명의 사람의 요구는 정해진 주소로 가서 성인 여자 한 명만 죽이고 오라는 것, 다른 사람은 절대 건드리지 말고 꼭 성인 여자 한 명만 죽여야 한다고 신신당부합니다. 몰래 들어간 진석은 2층에서 죽여야 할 사람을 찾아내지만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마음을 고쳐먹고 조용히 나가려고 합니다. 바로 그때 LP 턴테이블이 돌아가면서 큰 소리가 나고, 여자는 잠에서 깨서 칼을 든 진석을 봅니다. 공포에 질린 여자에게 진석은 사과를 하며 조용히 나가겠다고 소리만 지르지 말라고 하며 뒷걸음질 칩니다. 그렇게 조용히 마무리되는 줄 알았던 상황은 1층에서 올라오던 딸이 비명을 지르면서 급 반전됩니다. 딸의 비명에 당황한 진석이 딸을 조용히 시키려다가 실수로 찌르게 되고, 연달아 엄마까지 죽이게 됩니다.

 

남자아이까지 잠에서 깨지만 차마 죽일 수 없었던 진석은 100까지 세면 엄마가 오실 거라며 이불을 덮어주고 집에서 빠져나가다가 가족사진에서 본인의 주치의를 발견합니다. 익명의 살인 청부자가 주치의임을 알게 된 진석은 병원으로 찾아갑니다. IMF에 파산하게 된 주치의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아내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과 진석이 딸까지 죽여서 모든 것을 망쳤다고 말하며 진석을 죽이려 달려드는 주치의. 실랑이 끝에 주치의는 옥상에서 떨어져 숨집니다. 끔찍한 일을 저지른 충격과 형을 살리지 못 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진석은 기억을 잃고 부랑자로 20년을 보내게 됩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온 진석은 본인이 범인임을 인정하며 형인 줄 알았던 유석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유족들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며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유석은 공범이 있었느냐며 그 공범이 남편이었냐며 묻습니다. 분노와 슬픔에 사로잡힌 유석의 모습을 보며 유석이 그때 살아남은 남자아이임을 눈치챈 지석은, 사실을 숨기고 본인 혼자 저지른 일이라며 죽여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실을 눈치챈 유석은 진정한 복수의 대상이 본인의 아버지였고, 이미 세상에 없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진석을 살려둔 채 옥상에서 투신합니다. 또한 진석도 유석이 본인에게 놓으려던 약물을 스스로 놓아서 자살하며 끝납니다.

 

쿠키 영상에서 20년 전 행복했던 진석과 유년시절 유석이 만나는 장면이 지나갑니다.

 

 

 

2. 총평

평범하고 행복했던 두 가족이 뜻하지 않은 사고와 시대적 어려움에 휩쓸려 비극에 빠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손에 피를 묻히기로 결심했지만, 바로 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우연의 연속으로 결국 살인자가 되는 진석과, 유복한 가정의 순수한 어린아이였던 유석이 복수심에 사로잡혀 조폭이 되고, 결국 복수에 성공하지만 모든 것을 이룬 허탈감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장면에서 여운이 남았습니다.

 

신선한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강하늘 배우와 김무열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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